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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의 라운드 일기

비 오는 날의 라운드는 호불호.

by 르릭스 2021. 6. 3.

요즘 들어 날씨가 정말 변덕쟁이다.

비 오는 날이 너무 많아서 일이 안되어서 돈을 못 버는 날이  왜 이리 많은지 정말 답답하지만 

나는 비오는 날은 좋아한다. 하지만 일을 하기엔 업무가 너무 많아진다.

볼 타올, 비 타올, 우비, 유니폼, 장갑, 모자 이것만 세탁기 돌리고 건조기 돌리는 일이 2시간...

하지만 이런건 나의 업무이기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비 오는 날 치는 회원님들은 둘 중에 하나이다. 오늘! 아니면 못 친다 아니면 비와도 그냥 친다.

대개 남성분들은 18H을 다 치는 경우가 많고 여성회원님들은 홀 아웃을 많이 하신다 (안 하는 경우가... 10팀 중 2팀???)

개인적으로 비 오는 날 라운드를 하면 굉장히 상쾌하다. (황사비 제외)

비 맞고 푸릇푸릇해지는 잔디와 나무들, 흙 냄새, 비 냄새, 풀 냄새.

라운드 끝내고 집에와서 샤워하고 빨래 마치고 건조기에 뽀송뽀송한 빨래들을 개어놓고 가방에 담아 내일 출근할 준비를 하고 

좋아하는 향수를 뿌리고 자면 너무나 좋다. 

근데 정말 비 오는 날 라운딩 하는 회원님들을 보면 좋은 분 들도 많지만

그립 미끄럽다고 안젖게 해달라고 화내는 분들이 많다...

아니.. 그게 말이 되는 걸까...?

비가 와서 우비 입어도 다 젖는 판국인데 그게 가능한 걸까...?

내 장갑도 다젖고 아무리 닦아도 미끄러운데... 

비 오는 날 라운드에서 제일 위험한 건 스윙할 때 채를 놓쳐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항상 긴장한다.

그럴 때마다 회원분들은 캐디 탓으로 돌린다.

그립을 비타올로 닦아 주어도 똑같은데... 그걸 왜 나에게 화풀이할까...?

비 와서 스코어 안 나오는 걸 왜 나한테 화를 내실까....

그냥 라운드를 종료하면 되는 것인데...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비오는 날 라운드는 진짜 호불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