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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 입문서

골프장 선택과정 _2탄 (feat. 코스가 복지다.)

by 르릭스 2021. 4. 28.

 



캐디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일단 내가 어디 골프장에 갈지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자신이 포기할 것과 포기 못하는 부분은 어느 정도 타협을 해야 한다. 

모든 일과 직장이 100프로 만족하는 직장이 없듯 골프장 또한 마찬가지이기에 100프로 만족하는 골프장도 없다.


정말 정말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현직 캐디인 나의 골프장 선택 기준을 적어보았다..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 코스 ( +18,27,36H)

코스가 복지다.

이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캐디는 몸을 써야 하는 직업이다.

신입 때는 일하는 요령을 몰라서 페어웨이를 고라니 마냥 미친 듯이 뛰어다닌다.

그래서 안 쓰는 근육들을 쓰고 클럽을 매고 전체적으로 몸의 한쪽을 더 많이 사용한다.

그래서 많이 다치고 아프다. 그래서 코스가 좁으면.. 그럴 일이 적다. (요령이 생기면.. 덜하다)

최대한 평지의 골프장이 사실 베스트지만 국토의 80프로가 산인 대한민국에서는

산을 깎아 골프장을 만들기에 언듈레이션이 적은 골프장이 굉장히 적다.

(+ 도그렉, 블라인드, 2단 그린, 투그린.... 등등) 몸을 최대한 적게 쓰려면 코스가 넓은 곳은 힘들다.

적당한 전장과 전폭의 페어웨이, 심하지 않은 언듈레이션을 가진 골프장이 제일 좋다.

하지만 반대로 코스가 짧고 좁다면 타구 사고의 위험성이 크다. <실제로 비일비재하다>

그리고 골프장의 홀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공부할 것이 많다.

( 전체의 골프장 코스를 다 알아야 하기 때문에... 물론 처음에만 힘들지 나중에는 눈 감고도 지도가 그려진다)

어느 골프장이냐에 따라 다르지만 제일 기본은 18홀부터 36홀까지 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27홀이 제일 좋은 것 같다.)

 

 

2. 몇 부제인가? (2부제 or 3부제)

 


인간답게 살고 싶다면 2부제를 추천한다. 

캐디를 짧게 목돈 모아서 나가는 경우가 정말 많다. 그래서 돈 모으려고 3부제에 가는데 

하지만 3부제 하면... 내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돈을 벌기 위해선 등가교환의 법칙이 존재하지만)

실제로 근무가 1.3부에 걸리면 답이 없다. 새벽 4시부터 밤 12시까지 20시간을 하루 종일 골프장에서 살아야 한다. 

물론 돈을 많이 벌고 싶고 54를 하고 싶다면.. 말리지 않겠다.

54 근무하는 사람 봤는데.. 

하루에 3시간 자면서 돈 벌었다고 하더라... 

그건 미래의 수명을 깎아먹겠다는 뜻인데.. 개인 사정이니 더 말하지 않는 걸로.

인간답게 살고 싶고 저녁에 자기 계발하려면 2부제 가서 매일 투 라운드 도는 게 낫다.

+ 3부제를 할 거면 각오 단단히 하고 하는 게 좋다. 
특히 여성의 경우 호르몬의 노예라고 부를 만큼 야간근무는 WTO의 자료에 의해 2급 발암물질로 
여겨진다. 
3부제 퇴근하고 씻고 하면 새벽 2시 3시... 하다못해 빨래 청소할 시간도 없을 만큼 피곤에 절어있다.

피로 누적이 문제가 아니다. 
호르몬은 굉장히 야간근무에 쥐약이다. 
몸을 회복할 수가 없을 정도로 육체, 정신적 노동을 하는 캐디에게 밤 근무까지 
하는 건 진짜 몸을 망가 드리겠다는 지옥길을 밟는 것이다. 
당장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생각 외로  많은 캐디들이 아파서 퇴사하는 경우가 많고 
장기휴가를 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제발 꼭 중요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3. 회원제 OR 비회원제

 


회원제

회원제의 경우 회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서비스 교육과 직업의식교육을 굉장히 철저히 시키며

신입일 때 회원제 가서 힘들게 배우면 나중에 이직할 때에도 약간 좋은 점이 있다. 

+ 비회원제 보다 복지가 조금 더 좋은 골프장이 많다. ( 휴장 비, 회사 지급 인센티브 + 오버 피)

내장객의 수준도 굉장히 높으며 매너 있으신 분들이 많다. 하지만 단점은 회원제는 회원만 오기 때문에 

똑같은 회원을 또 만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좋은 분들이 많은 건 알지만 종종 힘든 회원님들도 있으시기에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비회원제 

다양한 사람들이 쉽게 골프장에 내방한다. 회원제에 비해 까다롭지 않은 룰.

매일 만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안 좋은 고객을 만나도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일을 할 수 있다. 

여기서 팁의 유무는 캐디가 근무하기 나름이다. 그리고 팁을 주는 회원의 마음이기에 

어느 골프장이 팁이 많이 나와요?라고 묻는 다면. 본인이 좋은 캐디 인지 먼저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4. 골프장 근처에 대학병원 혹은 종합병원급의 병원이 차량을 타고 30분 이내에 위치하는가

(+응급실 포함)

 


이건 개인적으로 넣은 리스트.  희귀 난치질환을 앓고 있는 나에게 병원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실제로 아침에 일어나서 손과 발이 굳어있어서 병원 가서 물리치료하고 주사제 투여하고 출근한 적이 있다.
물론 이런 일이 매일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아픈 사람인 나에게 병원은 너무나 중요하기에 넣었지만 

캐디들에게도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 타구 사고, 스윙 사고

실제로 최근 타구 사고가 크게 났었다. ( 할많하않 ) 

골프라는 스포츠가 굉장히 위험한 스포츠이기에 타구사고가 한번 일어나면 최소 타박상이다.

현재까지 운이 좋게도 볼에 맞은 적은 없지만 

볼 맞은 선배들을 몇몇 보았기 때문에 어쩌면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캐디는 몸이 자산인 직업이기 때문에 다치면 일정한 수입이 없다. 

그러기에 최대한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신입캐디분들은 나는 안 다치겠지?

나는 안 아프겠지 하겠지만 굉장한 정신력과 체력 아니면 캐디는 정말 힘들고 아프다.
( 모든 일에 쉬운 것은 없다..)

남의 일이라고 여기면 안 된다. 

운이 좋아 타구 사고가 없을 뿐 언제든 위험에 도사리고 있는 직종이다.

그래서 나는 골프장을 선택할 때 골프장에서 병원까지 거리를 계산하며 이력서를 넣었다

+ 지방의 경우 병원 인프라가 적기 때문에 1시간까지는 고려해야 한다. + 병원 트랜스퍼!! 

큰 사고가 나는 경우 작은 종합병원의 경우 전문의가 없어 진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 경우에는 큰 병원으로 트랜스퍼를 해야 하는데. 그것까지 생각해야 한다.


골든타임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꼭 신입캐디분들이라면 고려했으면 하는 리스트!!

 



5. 기타 복지 및 배토/제설 

 

기숙사의 유무 및 위치
-1인 1실 or 2인 1실인지 , 기숙사가 골프장에서 도보 몇 분 인지 혹은 회사 셔틀이나 자차 운전을 해야 하는가
 
근무 용품 지급 유무
- 숏티, 유니폼, 무전기, 보온병, 마크, 종이컵 등등 

식당 이용 시간 및 간식 , 투 라운드 대기 연결 시간
-실제로 밥도 못 먹고 연결 시간 빡빡해서 1부근무 끝나고 그냥 2부 백을 실고 나간다...
밥도 못 먹고 일다하고 식당가면 식당이모님들이 눈치준다 ^_^ 오... 서럽다... 밥도 못먹고 일하는데...
한국인은 밥심인데요... 아주머니..


겨울 제설 유무 
-캐디는 왜 제설을 하는가?(코스팀은 뭐 하는 거지..? 참고로 우리 골프장은 제설을 시키지 않는다.)

배토 유무
-배토는 월 몇 번 하는지 , 배 토비를 내고 용역을 쓰는지 , 배토가 없는 골프장인지 등등 


굉장히 다양하다. 이건 후순위이기에 본인이 고려하는 리스트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배토... 30분... 하기 싫다...(라운드 전 후 잔업하는 기분이랄까...)

직장인이라면 다 공감하는 야근 같은 그런 느낌이다.( 할 일 다 끝났는데 또 일이 생긴 느낌)

 



하지만 이걸 다 제치고 제일 중요한 건 

집에서 제일 가까운 곳 이게 최고다. 

이건 백만 번 말해도 모자랄 정도로 이야기해야 한다.

캐디는 정신적 육체적 노동이 같이 수반되는 직업이다.


그러기에 집 근처라는 나의 바운더리 근처 가까운 곳을 가야 체력도 아낄 수 있고 감정노동의 고통이 절감된다.

+바운더리 근처에 있다면 어디를 갈 때에도 정서적으로 나도 모르게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하나의 심리적인 작용이다.)

실제로 나는 집에서 골프장의 거리가 꽤 되는 편인데 고속도로 타고 40분 거리이다.

퇴근하고 운전하며 집 근처 톨게이트에 다다르는 순간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편해진다.

+ 졸음운전과 엄청난 피로감..

 


캐디 하면 시간 넘쳐난다고 누가 그러는데 그건 비수기(겨울)이나 가능한 거고 

 

시즌 들어가면 잠잘 시간도 부족해서 죽을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서 모든 국내 골퍼가 한국에서 골프장을 찾고 있고 

 

골프의 진입하는 세대도 낮아지며 대중적인 스포츠가 되었기에 진짜 매일매일 풀 부킹이다. 

 

( 4월 현재 근무하는 골프장 기준)

물론 야외 스포츠이기에 날씨의 영향을 받긴 하지만 비가 와도 거의 풀 부킹이다.

 

비 안 왔으면 좋겠다. ( 하지만 농사철에 비 안 오면 물가폭등이 뒤따라오기에 이 리치이고 저리 치이고... 주절주절)

 

 

 

모쪼록!

 

 

모든 신입 현직 캐디님들이 안전한 라운드 하시길 바라면서 마무리한다.

 

 

 

 

그럼 오늘도 즐거운 라운드 되십시오.